일본에서의 마지막 날이니까요

블로그를 오랫동안 방치하니 그만큼 애정도 추락해버렸군요
계속 관심을 두지 않아서 기억속에서 사라져 버리는 건 참 슬픈 이야기인 듯 합니다
뭐 감상적인 얘기는 접어두고

오늘 밤이 끝나면 이제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지난 1년간의 일상을 돌이켜보며
제가 이곳에서 무엇을 얻고 가는가를 깨닫고 싶군요

처음에는 갑작스럽게 변한 환경에 매우 당황했었습니다
모든 걸 혼자서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고
룸메랑도 어떻게 맞추지 않으면 안되었으니까요
1개월이 지나니까 갑작스런 향수에 모든 걸 팽개쳐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 다음 달에는 어떻게 마음은 가라앉았지만 그때까지는 룸메랑 별로 마음이 안맞았었죠
3개월이 되니까 이제 좀 말이 맞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사람 한 명을 알아가는데 3개월이나 걸리다니 시간도 참 야박하네요

전기간의 수업은 그럭저럭이란 느낌이었습니다
스루가다이의 수업은 쉬웠지만 아침 수업이라 집중이 바닥났고
역사 수업과 문학사 수업은 정말 최악이었죠
가장 좋아했던 수업은 연극사 수업이었는데
지금까지 몰랐던 가부키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가는게 정말 즐거웠습니다
성적은 별로였지만;;;

여름방학부터는 정말 혼자서 살아야 했습니다
좀 쓸쓸할까 싶었지만 방학때 워낙에 고생이 많아서 그럴 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사를 혼자서 해치우고 코미케 때 이틀 연속 철야는 떠올리고 싶지도 않네요
정말 그 날 이후로 트라우마가 생겨서 그 날의 결과물을 과거의 업보로 치고 있습니다
같이 갔던 사람들하고도 연락을 끊게 되었죠
정말 혼란스러웠죠

수료식때 선생님과 마지막 대화를 했는데
전기때 제가 쓴 글을 보면 전부 어두운 얘기나 고민 등에 관련된 주제가 많았다나봐요
나름 밝게 살았던 것 같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던가 봐요
스트레스도 쌓이면 병이 된다는데 다행히도 그렇게 앓은 기억은 없군요

그런데 후기 수업때는 꽤 편하게 들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전기 때 한 번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지만
통학도 보다 편해져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네요
혼자 사니까 부담도 덜하고
문학사는 여전히 빡셌지만서도

후기 때는 역사 수업을 가장 좋아했었습니다
일본의 근대사에 관한 것이었는데
야마다 아키라 교수님이었지요
지금까지 생각했던 역사관에 큰 변화를 주신 분이었습니다
진심으로 존경했기에 여러가지로 대화를 하고 싶었고
수료식날 못나오셔서 대리를 대신 참석시켜주시기도 하셨어요
그렇게 하실 것까지도 없었는데 그저 황송할 따름이었지요
한국에 돌아가서도 계속 역사를 공부하고 싶어졌습니다

가장 많이 변했다고 한다면 역시 시점의 변화랄까요
한국에 있을때는 한국의 사정밖에 몰랐고 외국의 현실은 인터넷이나 신문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와서 직접 체험을 하고 깨닫다보니 이곳의 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것은 작은 생활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군요

그럼 정작 일본어는 얼마나 늘었을까 생각해보면
아직 멀은 것 같아요
표현의 기회가 적었던게 원인일까
본래 성격이 그런 편이기도 하고요
이래서는 안된다고 다짐은 했지만 실천하는데는 많은 고민과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점은 이후에도 장애물이 될테니 서둘러 극복하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뭔가 지금까지 고민해왔던 걸 줄줄 늘어놓으려 했는데
막상 적으려니까 뒤죽박죽이 되었군요;;;
그래도 한 번 하고 싶었던 말이었으니까요
혼잣말이니까 남에게 보일 물건은 아니긴 한데...
사실 이 블로그는 프라이버시의 문제로 이 글을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잡설은 쓰지 않을 예정입니다
번역이라던가 그런 느낌의 방식으로만 이용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럼 저의 모든 지인 여러분
한국에서 뵙도록 하지요



by 최종 | 2009/02/01 15:55 | 파란만장한 니뽄생존기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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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오렌지대좌 at 2009/02/01 16:00
어? 님 돌아옴? 몰랐는데..
Commented by 등롱 at 2009/02/01 16:35
난 오늘 외박복귀한다.

쨔샤 3월에 보자
Commented by 로보카이 at 2009/02/01 17:05
오면 전화 해. 만나러 가마.
Commented by 엑시아 at 2009/02/01 17:08
드디어 왕의 귀환이 시작된다
Commented by NIZU at 2009/02/01 23:03
타지에서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힘드셨겠지만 그만큼 얻으신 것도 많으리라 믿습니다.
Commented by 쥐사마 at 2009/02/02 00:39
수고 많으셨습니다~
님이 한국 돌아오시는 날에 저는 메이지에 복학하러 일본에 갑니다;
Commented by 질풍 at 2009/02/02 01:42
Wellcome to Korea....?
Commented by 모에 at 2009/02/02 20:58
한국에 오는구나ㅇㅁㅇ! 이미 왔으려나?
일본에서 고생 많이 했지;? 시간 날 때 연락줘~
Commented by 새벽 at 2009/02/03 15:43
여튼 한국 온거 웰컴이라네. 고생했다 1년간
Commented by 데레땅 at 2009/02/14 15:43
오오 너 지금 한쿸이구나

군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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